인간이 자연 앞에서 무기력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자연재해라는 거대한 운명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무기력하게 느껴지죠. 하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은 다른 거 같습니다.

1년 전 필리핀 마닐라 인근에서는 거대한 화산 폭발이 있었습니다. 필리핀의 관광 명소 '탈'(Taal) 화산이 43년 만에 폭발을 하면서 무려 10km가 넘는 높이의 화산재 기둥이 생겨날 정도로 거대한 화산 폭발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화산 폭발로 인해서 필리핀 당국은 탈 화산 반경 14km 이내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고 하죠. 이러한 난리로 인해 마닐라 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많은 피해가 발생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도 한쌍의 커플이 결혼식을 치르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필리핀의 '치노 바플로 (Chino Vaflor)', '캣 팔로마(Kat Bautista Palomar)' 커플은 화산이 폭발하던 탈 화산에서 10km 떨어진 한 야외 결혼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혼식이 진행되던 순간 화산이 폭발하게 되었고 결혼식장에는 화산 폭발로 인한 재와 증기가 날아들면서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하죠.

 

하지만 이러한 위급한 순간에 결혼식에 사진을 담당했던 '랜돌프 에반(Randolf Evan)'은  조금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고 합니다. 화산 폭발로 인해 긴급하게 대피를 해야 상황에서 에반은 화산 폭발을 배경으로 멋진 결혼식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이에 에반은 화산 폭발을 배경으로 결혼식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당시 결혼식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화산 폭발로 인한 경보는 '주의 경보 2단계' 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혼식이 시작되면서 단계는 '주의 경보 4단계'로 바로 대피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결혼식을 담당했던 웨딩플래너는 '주의 경보 4단계'가 되었을때 이 사실을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에게 알렸다고 합니다. 당시 결혼식은 가족들만 참여한 스몰웨딩으로 치러졌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큰 동요 없이 화산 폭발이 있음에도 결혼식을 끝까지 치렀다고 하는데요. 화산 폭발이라는 위기의 순간에도 멋진 결혼식 사진을 남긴 커플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결혼식을 올렸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Designed by JB FACTORY